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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처음 가족센터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직원들에게 우스갯소리로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타인 건강가정지원센터’라고 지칭하곤 했습니다. 특히 가정의 달 5월이나 매월 돌아오는 가족 사랑의 날이면 가족센터 직원들은 타인의 가정을 위해 나 또는 자신의 가정을 희생해야 했기에 이런 웃픈 자조 섞인 이야기를 했었죠. 세월이 많이 흘러서 그때보다 사업도 확장되고 규모도 커지고 가족센터로 이름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우리의 현실은 타인의 가족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사명이요 목적인 ‘타인 가족센터’입니다. 우리를 통해 누군가의 가정이 행복한 웃음을 웃고 아픈 관계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며 힘들지만 우리도 행복한 웃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행복한 가족센터의 실무자로 살아가기 위한 두 가지 생각을 나눠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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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나를 지우는 삶이 아닌 함께 그리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디저트 카페 ‘A TwoSome Place’. 이 카페를 흔히 투썸 플레이스 또는 투썸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A를 부정관사로 생각해서 생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카페 이름을 지은 이유를 알면 A를 지우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카페의 이름의 뜻은 A는 혼자, Two는 둘이, Some은 셋 이상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익숙하게 카페 이름에서 A를 생략하고 투썸으로 부릅니다. 여러분의 삶에서도 ‘우리’를 위해 ‘나’를 지우는 삶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고 있지 않습니까? 다수를 위해 나를 희생하는 삶이 강요된다면 행복하지도 오래 가지도 못합니다. 내가 하는 일도 의미 없이 나를 지우고 소모하기만 한다면 곧 일과 자신의 가치를 상실하게 됩니다.

나를 지우지 않고 함께 그려가는 행복을 위해 먼저 나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는 자존감이 세워져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나를 소중하게 여기며 사랑한다면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하고 크게 여겨져서 멋진 그림을 그려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일이 힘든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입니다. 그저 먹고 사는 것에 국한된 일이 아닌 나를 세우고 서로를 세우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일이 된다면 힘은 들지만 행복한 일이 되리라 믿습니다.

둘째, 우리 센터 직원들의 행복한 관계를 위해 비공식 조직을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조직 생활에서 힘든 두 가지는 일과 사람입니다. 가족센터라는 조직에서도 예외는 아니죠. 저는 첫출근한 신입직원 면담 때에 꼭 이렇게 당부합니다. “일이 힘들어서 그만두지는 마세요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니까요. 그런데 사람이 힘들면 언제든지 그만두셔도 좋아요” 일이 힘든 것은 함께 하는 사람으로 극복할 수 있지만, 사람이 힘든 것은 아무리 내 일이 좋아도 일로 극복할 수 없습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갖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사람이 모인 모든 조직에는 공식적인 조직과 비공식적인 조직이 있습니다. 가족센터의 공식적인 조직은 사업을 수행하는 부서들이라면 비공식적인 조직은 업무 외에 개인적인 만남이나 동호회 등을 말합니다. 저희 노원구 가족센터에서 2015년부터 시행한 분기별 직원지지모임은 비공식적인 조직의 예로 큰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기별로 1회씩 진행합니다. 센터의 사업에 지장이 없도록 5~6개조로 편성하고 각 조당 5~6명으로 구성합니다. 각 조는 각기 다른 날 하루를 정하여서 업무 이외의 여가문화 활동으로 힐링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통해 더욱 깊은 관계를 형성하게 됩니다.

지난 10년간의 활동결과를 보면 더욱 깊어진 관계와 조직문화가 결국은 좋은 사업성과로 이어진 것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러 센터에서 직접 찾아오시거나 문의하셔서 이것을 시행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생일파티, 동아리 활동, 소그룹 친교모임 등 센터의 형편에 맞게 다양한 비공식 조직을 활성화하는 것이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는 만큼 이해하고 이해하는 만큼 사랑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로를 모르기에 오해가 생기고 미움이 생깁니다. 먼저는 나를 알고, 너를 알고, 우리를 아는 기회들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응원하고 사랑하는 가족센터의 모든 종사자들이 되기를 바라고 응원합니다.